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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장의 한계-1

by 부자도 한걸음부터 2022.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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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큰 파도는 지나갔다.

ECB는 깜짝 놀랄 금리 상승을 결단했고, 연준은 예상했던대로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GDP(속보치이지만)가 발표됐고, 예상대로 성적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침체를 인식한 것처럼 놀라지 않았다. 달러는 기다렸다는듯이 하락했고, 달러가 하락한만큼 바닥을 모르고 빠졌던, 경기침체 걱정이 반영되고 있던 원자재들은 반등했다. 제롬 파월과 조 바이든은 침체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시장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있다.

 

인플레로 인해 좋은 소리 못듣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파월 연준 의장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어쨌든 큰 이슈들은 지나갔다. 앞으로 FOMC는 2달 후에나 있다. 연준은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고, 데이터가 들어오는 대로 판단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2달간은 그날 그날 나오는 경제지표에 따라 시장은 움직일 것이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매는 이미 맞았다. 앞으로 맞을지 안맞을지는 앞으로의 성적표에 따라 다르덴다.

최근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을 보면, 인플레이션은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실적이다.

 

최근 기업 실적 발표에서 애플이나 아마존처럼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기업들도 있지만, 아닌 기업들도 굉장히 많다.

소비지표는 '견조'하다고 하지만, CEO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시장에 민감하다.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는 부자 되려고 일부러 쌓아놓은게 아니라 팔리지 않아서 생긴 것.

 

인텔, 마이크론, 하이닉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등은 투자를 보류하거나,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배터리 재활용? 10nm? 3nm? 그것은 지엽적인 문제다.

원재료 가격이 부담되는 와중에 물건이 팔리질 않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물론 파이를 뺏어올 수 있겠지만 전체 시장을 키울 수는 없다.

월마트, 타깃, 메이시스 같은 소비관련 회사들도 어려워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청주공장의 증설을 보류한 SK하이닉스. 전면재검토가 아닌 보류지만, 어쨌든 회사는 근래의 소비흐름에 대응했다. (이미지 출처: 뉴스핌)

 

하지만 인플레가 고점을 찍었다라는 심리와 큰 이슈가 지나감으로인해 주식시장에선  반가운 반등이 나왔다.

인플레로 가려졌지만 어쨌든 명목상 '견조'한 실적도 물론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견조함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이미 사람들은 초과 수요를 잡으려는 연준의 의도대로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지갑을 닫는 것 까진 좋은데, 여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자넷 옐런이 고압 경제와 평균물가목표제를 써서 겨우겨우 물가상승률을 2%로 맞춰놓았던 때를 생각해보면,

경기침체로 인해 닫힌 사람들의 지갑을 다시 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꾸준히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를 언급한 전 뉴욕 연은총재 윌리엄 더들리. 이 양반 뿐만 아니라 래리 서머스, 모하메드 엘 에리언 같은 사람들도 꾸준히 경기침체를 언급했다. 하지만 만약 이들도 현역 연은 총재들이었다면 제롬 파월과 똑같이 얘기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머니투데이)

 

연준은 그것을 알기 때문에 침체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침체가 아니라고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들의 말마따나 실업률이 이렇게 낮고, 고용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을 경기 침체라고 하진 않는다.

미국의 리쇼어링으로 공장을 짓고,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직원들이 복귀하거나 

은퇴했다가 예상치 못한 물가급등으로 인해 먹고살기위해 다시 직업을 찾는 부머 세대들 등등이 재취업을 하면

(취업과정에서 실업률은 살짝 오를수도 있지만) 전망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발빠른 기업들은 (노인들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인원 감축을 시작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테슬라, 심지어 골드만삭스까지.

그리고 이들 기업에 다니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평균적으로 높은 편이다. 

부동산이 심심해진 상황에서 이런 사람들이 JOB을 잃고 소비를 줄인다면?

그리고 이런 대기업들이 인원감축을 하는데 이것보다 영세한 기업들은 버틸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 해럴드 경제

 

천사가 아닌 이상 그렇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고용은 후행지표다.

경제가 어려우면 재고나 출하, 소비지표가 먼저 움직이지, 기업들이 냅따 인원부터 자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비, 출하지표는 이미 꺾인 상태에서 반등을 기대해볼 수도 있는 반면 고용이 꺾이는 것은 이제부터다.

연준의 말대로 지금은 둔화일지 모르나, 침체는 멀리 있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들이 바라는대로 유동성은 줄고 초과 수요는 잡히겠지만 그게 잡혔다고해서 금방 파티가 열리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지하실을 뚫고 지옥까지 가는 것일까?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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