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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

by 부자도 한걸음부터 2022.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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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부터 강화되는 양적 긴축은 안그래도 메마른 시장에 유동성을 더욱 조일 이슈로 다가오고있다.

하지만 그간 연준은 양적긴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일단 양적 긴축이란 양적 완화의 반대 행동으로, 쉽게 말하자면 양적 완화 때 중앙은행이 사들였던

채와 모기지 담보부 채권(MBS)을 팔면서, 시중에 흩어져있던 달러를 다시 회수하는 중앙 은행의 통화 정책이다.

당연히 시중의 달러가 줄어드니 돈의 유동성은 줄어들고, 달러 기반의 자산들의 가치는 하락한다(반대로 달러는 가치상승)

..가 양적 긴축의 골자다.

 

일단 6월부터 시작해서 한 달에 국채 300억, MBS 175억씩 내다팔면서 9월부터는 두배로 늘려 각각 600억, 350억씩 팔려고 했던 것이 기존 계획이었다. 그럼 일단, 왜 연준이 양적 긴축을 계획했던 대로 진행하지 못했는지 알아보자.

 

미국 재무부와 연준은 대규모 유동성이 날뛸 만한 판을 만들어놓고 있었다.

바로 이름하야 BBB(Build Back Better).

 

돈이 단순히 풀린다고 해서 무조건 인플레가 날뛰는 것은 아니다.

돈이 쓰임새를 찾아서 들어가면 지금같은 인플레가 오지는 않는다.

돈이 갈 곳을 잃고 잉여 유동성이 되면 지금과 같은 인플레가 온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중국을 압살하기 위해 미국의 경제 규모를 키울 판을 차근차근 깔고 있었다.

연준 의장은 인플레가 일시적이라고 계속 언급했고(실제로 당시 연준과 온 세상이 떠들었던 공급망 병목현상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긴 했다) 재무부는 예산안 통과에 맞춰 국채를 잔뜩 찍어서 재정을 확보해놨다.

 

이 때만해도 의기양양했던 바이든 대통령(이미지 출처 : 서울신문)

 

그런데 세상에. 바이든과 같은 당의 조 맨친이 도장 찍는 당일에 뒤통수를 쳐버린 것이다.

공화당이 미쳤다고 돈 푸는 정책에 동의해줄리도 없었고, 무조건 한 표가 더 있어야 통과가 되는 상황에서 조 맨친의 뒤통수는 결국 법안의 통과를 허락치 않았고, 잔뜩 쌓아놨던 돈들은 하루 아침에 갈 곳이 없어져버렸다.

 

물론 이 일이 발생하기 전 11월 중순 즈음, 연임에 성공했던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연준 본연의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말을 공식석상에서 하긴 했지만, 그도 조 맨친이 이렇게 대놓고 뒤통수를 칠줄은 몰랐을 것이다.

결국, 연준은 지금껏 풀어놓은 달러를 회수할 수 밖에 없었다.

가만히 놔뒀다간 위엄있고 소중히 여겨야할 달러가 휴지조각 취급을 받아버릴테니까 말이다.

 

어떻게든 인플레를 잡겠다고 선언한 제롬 파월(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당장 테이퍼링(채권 매입을 중단하는 것)을 시행했고, 3월부터는 금리 인상도 시작했다.

시작은 미진했지만, 갈 수록 모두를 놀라게할 정도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거기에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것만 같은 유동성을 붙들기 위해, SRF라는 역레포 기구도 만들었다.

 

역(Reverse)레포(이하 역RP)란?

당연히 레포의 반대인데, 레포 거래 중 하나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채권을 담보로 돈을 땡기는 것이다.

 

역레포는 이것의 반대이다. 중앙은행이 역RP를 시중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돈을 땡기는 것을 뜻한다.

당연히 이자도 준다.(하루짜리 금리, 기준금리의 최하단) 

달러 찍어내는 기관에서 맡아주는 돈이니, 남는 돈들에겐 아주 안전한 도피처(?)이다.

따라서 시중에 남는 달러를 묶어두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원래, 중앙은행은 개인들과 거래할 수 가 없다.

그런데 연준은 역레포 창구를 개설함으로써 개인이 간접적으로 연준과 거래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바로 MMF를 통해서 말이다.

 

연준의 역RP 계좌. 일정 액수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 걸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잉여유동성을 잘 붙잡아놓은 상황

 

아무튼 일단 급하니까 어떻게든 묶어놨는데, 막상 양적긴축(이하 QT)을 하려니까 문제가 생겼다.

시중은행의 혈액이라고 할 수 있는 지급준비금을 까먹고 있던 것이다.

지급준비금이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놓는 돈인데, 개인이 시중은행에 예금넣어놓듯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금 넣어놓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연방준비위원회(연준, Fed)의 '준비'가 바로 이 지급준비금을 뜻하고, 연준이 바로 이 지급준비금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지금부터 조금 복잡할 수 있다.

 

개인이 은행에 100원을 넣어놨다고 해보자.

그럼 은행의 예금계좌에 +100원이 들어오고, 은행은 이를 중앙은행에 지급준비금 형태로 넣어놓는다.

그렇다면 연준의 지급준비금 계좌에 +100원이 들어온다.

 

같은 식으로 재무부가 국채를 찍거나 세금을 걷어서 돈이 100원이 들어오면 얘도 중앙은행에 넣어놓는데,

연준은 이것을 TGA라는 계좌에 +100원으로 들여놓는다.

 

이걸 응용해보자.

개인이 은행에 돈을 빼서 국채를 산다고 할 때,

기존 => 연준 계좌에는 (지급준비금 = 100원, TGA = 0원)이 있다.

 

개인이 은행에서 돈을 인출함 -> 은행이 연준의 지급준비금 계좌에서 100원을 인출해서 개인한테 전달

(연준의 지급준비금 계좌는 100원에서 -100원 => 0원)

 

개인이 인출한 100원으로 국채 매입 -> 재무부에 100원이 들어옴 -> 재무부는 연준의 TGA 계좌에 100원 예치

(연준의 TGA 계좌는 0원에서 +100원으로 => 100원)

 

결과적으로, 연준 계좌의 총량은 100원으로 항상 같다는 것이다. 

 

아무튼, 지금껏 연준의 계좌에는 이 두 가지 형태밖엔 없었다.

그런데 상황이 너무 급하다보니 어떻게든 유동성을 줄여보려고, 여기에 역RP 계좌를 끼워넣은 것이다.

 

개인이 은행에 있는 돈을 인출해서 MMF에 돈을 넣어놓고, MMF는 이 돈으로 역RP를 매입한다

(은행이 지급준비금에서 100원 인출 -> 연준 지급준비금은 100원 -> 0원

MMF가 100원으로 역RP 매입-> 연준 역RP 계좌는 0원 -> 100원) 

 

결국, 지급준비금 + TGA => 지급준비금 + TGA + 역RP가 된 상황.

 

재무부는 자체적으로 긴축하고 있으니 TGA는 알아서 줄어들고있지만,

문제는 지급준비금이 역RP로 흘러들어가버린 것이다. 

결국 역RP 계좌의 돈은 늘어나고 지급준비금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주식도 떨어지고, 채권도 떨어지는 판에 마땅히 갈 곳이 없던 돈들이 MMF로 몰려갔고, MMF는 안전한 역RP를 매입한 것인데, 유동성이 줄어드는 것은 연준이 좋아할만한 일이 맞지만 그 속도가 생각보다 너무 빨랐던 것이다.

 

그게 뭐 어때서? 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급준비금이 이렇게 빠르게 줄어든다는 것은..

당장 적군 방어선을 3개는 돌파해야 하는데 실탄이 한 6발 정도만 남아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게 적정 지준금 이하로 빠르게 내려가게되면 긴축을 넘어서 시장 단기자금에 경색이 생긴다.

단기자금에 경색이 생기면 금융 시스템위기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야하는 상황이 오는데,

이렇게 되면 긴축을 하는 의미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신경써야했기에 연준은 그동안 QT를 원했던 만큼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중의 잉여 유동성, 즉 인플레이션을 원했던 만큼 잡지 못했다. 물론 싸움과 중국영향도 있었지만.

 

하지만.. 9월부터는 QT의 규모가 기존의 2배가 된다.  국채 600억, MBS 350억 합해서 한 달에 900억씩 자산을 내다판다.

연준 의장이 직접 나서서 근엄한 얼굴과 무서운 말투로 긴축의 의지를 드러냈으니, 연준의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긴축은 강하게 진행될 것이다.

 

문제는 그럴만한 여유가 있냐는 것인데..

 

최근 재무부에서 국채 바이백 얘기가 나왔다.

단기채를 찍어서 시중에 풀고 그 돈으로 그간 민간에 풀었던 장기채를 매입해서(바이백) 소각하는 것이다.

최근 금리 인상 이슈로 단기채 수요가 어마어마하게 생겼으니 시장 수요도 맞출 수 있고,

 

또한 이렇게 되면 역RP로 흘렀던 자금들 일부를 지급준비금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 있다.

(개인이 채권 매도해서 받은 +100원 -> 은행에 예치 -> 은행은 연준에 지급준비금으로 예치 -> 지급준비금 +100원)

제대로만 된다면 QT의 여력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지만.. 아마도 그들은 다 계획이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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