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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8월 소비자물가(CPI)에 대한 소고

by 부자도 한걸음부터 202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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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온 소비자물가(이하 CPI)는 생각보다 줄어들지 않은 수치를 보여줬고, 시장은 그 결과를 보고 발작을 했다.

지난 달에 8.5%였고, 이번 달 기대치는 8.1%였는데, 시장의 많은 이들이 이것보다 더 좋은 성적표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7% 대로 떨어질 거라는 얘기도 많았다)

하지만 어제 나온 8.3%라는 숫자는, 분명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준 수치이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우려를 남겼다.

 

그 덕에 미국채 금리도 깜짝 놀라 상승했고, 미국 증시는 며칠간의 상승을 모두 반납하고 제자리로 내려왔다.

 

나스닥 차트. 요 며칠간의 강한 상승을 한 방에 까먹었다.

 

왜 시장은 기대를 하고 있었을까?

그 전에 나온 선행지표들이 꽤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하 BEI)은 잭슨 홀 이후 쭉 안정적이고,

미시건대 기대인플레나 컨퍼런스보드의 서베이, 뉴욕과 필라델피아 연은의 인플레 기대 수치 역시 마찬가지로 반갑게(?)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마 시장이 더 우려했던건, 몇 달간 잘 눌려졌던 근원 소비자물가가 갑자기 튀어오른 일일 것이다.

근원 물가라는 것이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은 제외한 물가를 확인하는건데,

오히려 변동성이 높은 이들을 제거하고 난 수치가 위로 튀어버렸으니,

인플레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던 시장의 기대가 접혀버린 것이다.

여기에 연준이 9월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넘어 1% 상승을 시키는 점보 스텝 가능성까지 나온 상황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13일에 나온 기대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크게 튀지 않았다.

연준은 그동안 이놈의 기대 인플레이션이란 놈을 누르기 위해 매파적 발언을 서슴치 않았는데,

기대 인플레이션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기대 인플레이션을 민감하게 다루는 이유는, 이 친구들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보여지는 지표이기 때문임과 동시에, 시장참여자들이 그야말로 "기대"를 한다.

보이는대로 믿는다.. 정도의 말이 적당할 것 같다.

 

만약 현재 물가상승이 오르고 있으면, 이후에도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오르고,

현재 물가상승이 떨어지고 있으면, 앞으로도 물가 전망에 대한 기대도 떨어진다고 믿는 것이다.

때문에 중앙은행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아놔야 시장으로 하여금 앞으로 물가가 잡히겠구나 하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8월 CPI를 보면 지난 달과 비교해 0.1% 상승했고, 작년 8월과 비교해서 8.3% 올랐다.

문제는, 근원 CPI가 전년대비 6.3% 상승한 것이다.

 

세부지표를 뜯어보면 에너지, 식료품 가격은 꽤 많이 하락했지만 운송관련 서비스, 주택 임대료, 신차 가격 상승이 CPI 상승을 부추겼다.

(오늘 나온 공급자물가지수도 자재가격은 떨어졌지만, 부동산임대료, 서비스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CPI마냥 시원치 않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그야말로 기대를 형성하는 기대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보면, 아주 나쁜 결과는 아니다.

지금 시장이 보는건, 근원이 아니라 헤드라인이다. 이 헤드라인은 사실 뜯어봐야 더 정확한 거지만, 

시장의 많은 사람은 물가의 대표격인 헤드라인을 보고 "기대"를 한다. 

 

즉, 기대 인플레이션 관점에서보면, 일단 보여지는 CPI는 하락추세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실제로 기대 인플레이션은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 발작한 것 만큼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10년 기대 인플레이션

 

 6월이나 7월에 발작했던 때와는 다른 것이다.

물론, 근원 물가의 큰 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임대료가 떨어지지 않은 것이 컸다.

아니, 주택관련지표들은 한참 전부터 하락했다는데, 왜 부동산 임대료는 횡보는 커녕 오른 것인가? 하면,

주택 임대료는 주택 가격에 비해 후행적이다.

 

또한 지금까지 주택관련지표들이 떨어진 것은 맞는데, 가격이 떨어졌다기보단 주택 가격의 상승폭이 둔화된 것이지, 그 상승 수치가 마이너스가 된 것은 아니다.

결국 주택가격이 안정화된 것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하락곡선을 그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임대료가 떨어지거나, 혹은 임대료 상승률의 둔화가 늦어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생각보다 속도가 조금 느려질 순 있지만, 물가는 이전과 다르게 떨어지는 추세를 벗어나진 않을 것이다.

최근 공급단의 압력도 완화되고 있고, 특정한 상황으로 인한 유가나 천연가스의 상승도 피크 아웃되고 있다.

거기에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수요의 감소와 QT까지 본격적으로 확장되고, 3분기가 지나 4분기로 갈 수록 서비스 수요의 감소가 수치적으로 보여진다면.. 시간의 문제인 것이다.

 

어쨌든 연준은 정책 스탠스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당장 물가 성적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지금 성적이 안좋으니 시장이 "기대" 하는 기간도 오래걸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가는 방향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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