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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원유의 향방은?

by 부자도 한걸음부터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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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OPEC+ 회의는 바이든에게는 섭섭한 결과였을 것이다.

 

대통령 되기전에 내뱉은 말이 있었기 때문에 사우디가 삐져있는걸 알고있었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자니 인플레이션 때문에 지지율이 휘청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도 없었다.

아마 본인도 알고 있었겠지만, 이걸로 OPEC의 대장인 사우디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줄 거란 기대는 크게 없었을 것이다.

 

OPEC 신임 사무총장 알가이스. 쿠웨이트 출신이다.(이미지 출처 : 아시아경제)

 

사우디 역시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빈 살만 왕세자는 증산은 OPEC에서 결정할 일이라 딱잘라 말했고,

얼마후 새롭게 OPEC 사무총장이 된 하이탐 알가이스는 "OPEC은 세계 에너지 지도에서 크고, 주요하고, 영향력이 큰 참가자인 불곰국와 경쟁하지 않는다." 라며 오히려 불곰국를 옹호하는 뉘앙스까지 풍겼다.

불곰국 제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선 심기가 불편했을 것이다.

 

거기에 증산을 했다는 티도 안날만큼 OPEC+는 하루 10만 배럴 증산을 결정했다. 이전까지  40만∼65만 배럴씩 증산했지만 이번만큼은 아니었다. 일각에선 사우디의 정치적인 보복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다들 타이트한 공급망을 얘기했지만 당일 유가는 빠졌다.

 

8월 1일 WTI 원유 선물가격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유가는 바이든과 빈살만이 만나니 마니 할때 즈음부터 빠지기 시작했다.

바로 경기침체를 우려하면서 말이다.

 

전세계가 중동을 탓하지만, 그들은 이미 최선을 다해서 증산하는 중이다.

지난 코로나로 인해 원유선물이 (-) 가격을 찍은 악몽과 친환경으로 가는 세계적인 기조임에도 말이다. 

사우디는 진작에 코로나 이전의 생산량을 뿜어내고 있고, 이란은 제재를 받는 와중에도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는 중이다.

미국 역시 지난 2년간 원유 시추를 멈추지 않았다.

 

불곰국은 사실상 원유가 거의 다라고 봐도 무방한 나라다.

천연가스를 쥐고 유럽을 흔들고 있어 유럽이 휘청거리지만, 원유를 파는데는 별 문제가 없어보인다. 유럽의 기업들은 알음알음 불곰국의 흑진주를 받아먹고 있고, 인도와 중국은 한술 더떠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불곰국 원유를 사들이고 있다.

(심지어 인도는 쓰고 남는 원유를 미국에다 팔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유정에 투자하지 못한 상황이 원유에 대한 투기수요를 불렀고, 유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했지만, 경기침체 이슈가 떠오르자마자 별다른 반등도 없이 현재에 이르렀다.

거기에 한참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이 와중, 소비 우려에 가솔린 가격이 정점을 찍고 떨어졌다.

(미국의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5달러를 육박했으나, 현재는 4달러 초반으로 떨어졌다)

 

넓은 땅이라 자동차가 필수인 미국의 휴가철 기간, 드라이빙 시즌. 당연하게도 이 시기에는 기름의 수요가 높다.(이미지 출처 : 이투데이)

 

OPEC+의 결정은 단순히 정치적인 의도로 내린 것이 아닐 것이다.

세상은 그들이 오일을 잡고 휘두르던 그 때와 다르다.

기름때문에 사우디와 돈독했던 미국은 현재 세계 최고의 산유국이 되었다.

불곰국, 캐나다, 베네수엘라, 심지어 중국까지.. 구하려고 맘만 먹으면 어떻게든 구할 수 있는 자원이다.

 

이런데 단순히 정치적인 문제로 겨우 10만 배럴 증산을 꺼냈을까? 그렇지 않다.

이들은 공급에 아주 큰 문제는 이제 없다고 판단내렸을 것이다.

거기에 경기침체를 OPEC+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달러가 강세로 가는 와중에 원유가 이런 식으로 오른 것은 보기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둘중에 하나는 게임에서 패배해야 하는데, 긴축을 하는 와중에 경기침체가 무대로 올라오니

원유가 게임에서 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최선을 다해서 파냈더니 경기침체로 수요가 떨어진다라는 생각을 하면,

더 늘리고 싶어도 늘리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생각보다 강한 고용지표와 소비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주도할 것이다.

금리 인상은 곧 달러의 강세를 가져올 것이고, 달러에 연동된 대표적인 자산인 원유는..

 

시장은 그것을 반영한 것이다. 연준의 말마따나 앞으로의 데이터에 의해 유가는 움직일 것이다.

겨울 난방 시즌이 도래하면 불곰국의 천연가스 이슈와 더불어 원유의 수요가 유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지만

이전과 같은 무지막지한 상승은 힘들 것이다. 

 

??? : 거 봐 내가 경기침체 아니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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