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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채권의 시대가 온다

by 부자도 한걸음부터 2022.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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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11월 말까지 증시는 많은 일을 겪었다.

 

생각지도 못한 CPI의 반란부터, 당최 잡히지 않는 물가로 인한 연준의 인플레이션 파이팅,

거기에 견고해보였던 시진핑의 중국은 믿었던 베이징까지 시위까지.

(물론 시진핑의 권력이 하루아침에 날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란도 마찬가지)

 

아무튼 중요한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단 것이다.

물가는 고점을 경신한 것이 거의 확실해보이고, 연준의 의도(?)대로 실업자 수는 조금씩 늘고있다.

물론, 아직 눈에띄게 지표가 변한 것은 아니고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어느정도 동의한다. 그동안 쌓여왔던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과, 인플레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연준의 스탠스가 아직까진 조심스럽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기 힘든 부분도 있다. 거기에 연준의 매파 오브 매파 제임스 불라드는 최종 금리를 7%까지 잡으면서 시장에 겁을 줬다.

 

7% 기준금리를 주장한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한 방에 간다 한방에 간다 한다더니 한방에 갔습니까? 허풍입니다 허풍)

 

하지만 이제는 연준(이라쓰고 미국)도 무대포로 밀고갈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10월 중순을 전후로 동맹국들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기울어지면 달러를 소화해줄 상대들이 무너지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특히 일본) 연준은 정책에 브레이크를 밟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와중에 물가도 잡히는 모양새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주거비용 관련 인덱스들이 확실하게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이다. 집값이 한창 오른다의 정점이 작년 4분기에서 올해 1분기 초기였다. 월세 계약을 10년씩 하지 않는 이상, 미국의 부동산 지표가 꺾인지가 한참이기 때문에 주거비용의 하락도 어느정도 가시화 되는 시기가 도래하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11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경기 하방을 언급하며 인상 속도의 조절을 언급했다. 물론 기존에 잠재적으로 생각했던 금리보다 더 높은 기준금리로 향할 수도 있다고 했으니 곧장 금리의 하락이나 인상의 중단을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2달 만에 인상의 속도를 조절한다는 언급 자체가 그야말로 천지개벽인 것이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보자. 최근 블랙프라이데이나 사이버먼데이에서 예상외의 매출이 나왔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물가상승률을 생각해보면 지난해와 비교해봤을때 매출이 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결국 소비단에서 슬슬 힘들어지고 있다는 얘기고, 인플레이션의 하락이 명확히 보이지 않고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속도조절을 하겠다는 뉘앙스는 주가의 상승과 더불어 기대인플레이션의 통제에 실패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대인플레를 통제하려 제임스 불라드같은 슈퍼 매파가 총대 매고 7%니 5%니 언급을 하는 것이다.

시장은 여기에 반응해 기대 인플레이션은 잘 통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는, 더 이상 기대인플레이션과 동행하지 않는다.

 

파란선이 기대인플레이션, 주황색이 SPY. 11월 초중순부터 동행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까지도 주가는 기대 인플레이션과 연동되서 움직였다. 때문에 연준의 매파적 발언으로 인해 기대 인플레가 꺾이면, 시장은 곧바로 거기에 반응해 같이 꺾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방은 곧 소비의 둔화와 실업률의 증가로 인한 경기침체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1월 FOMC 부근부터 방향이 바뀌었다. 이제 시장의 기대는, 경기침체는 밑에 깔아 놓고 연준의 금리 결정으로 옮겨간 것이다.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것은 전세계의 언론이 다떠들고 있기 때문에 7살짜리 꼬마도 알고 있다. 이유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때문이란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안잡혔는데 벌써부터 중앙은행이 속도조절을 논한다?

아무리 동맹국들이 흔들리고 있다고해도, 이전 폴 볼커의 전례로 인해 연준은 함부로 움직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속도조절에 대한 논의가 나온 것은, 이젠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해준 것이다.

(물론 기대 인플레를 잡기위해 매파적인 발언으로 무서운 분위기를 풍기면서)

 

예전과 다른 고금리(사실 우리 부모님 시대의 금리를 생각하면 딱히 고금리는 아니지만)와 경기침체.. 무엇이 생각나는가?

 

채권이다.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반영해 10년 금리는 꺾이고 있다.

그간 폭발적으로 상승한 금리로 인해 채권가격은 바닥을 뚫고 지하실까지 갔다왔다. 

물론 아직까지 지켜봐야할 이벤트들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바닥을 찍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중간중간 물가지표나 연준의 강한 매파적 발언이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고점에서 꺾여 큰 상승폭을 보이지 못하는 에너지 가격과 식품가격, 떨어지고 있는 소비여력,

그로인해 서로 실적 전망치를 줄이고 있는 기업들, 조만간 감소할 주거비용..

모든 지표들이 경제의 하방을 가리키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15년과는 달리 저금리가 아닌 고금리의 시대가 도래한다.

주가와 채권가격이 동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지켜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채권의 시대가 다시 한 번 도래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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